토씨90 ⌜강경애 산문 모음집⌟ ⌜강경애 산문 모음집⌟ 저자 : 강경애 •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 이역(異域)의 달밤 • 간도의 봄 • 나의 유년시절(幼年時節) • 내가 좋아하는 솔 • 여름밤 농촌의 풍경 점점(點點) • 간도 • 두만강 예찬 • 고향의 창공(蒼空) • 장혁주(張赫宙) 선생에게 • 어촌점묘(漁村點描) • 불타산 C군에게 • 기억에 남은 몽금포 • 원고 첫낭독 • 자서소전 • 봄을 맞는 우리집 창문 • 약수(藥水) 나는 언제나 글을 쓰게 되면 맨 먼저 남편에게 보입니다. 그는 한참이나 말없이 묵묵히 읽어 본 후에 나에게로 돌리며 다시 한번 크게 읽어보기를 청합니다. 나는 웬일인지 그 순간만은 가슴이 떨떨해지며 남편이 몹시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울울한 가슴으로 읽어 내려가다가는 남편이 어느 구에 불만을 품.. 2021. 10. 30. ⌜새 거지⌟ ⌜새 거지⌟ 저자 : 조명희 꽃필 무렵이지만 바람은 제법 쌀쌀하다. 그 바람이 마을 장꾼들의 홑두루마기 자락 속까지 파고든다. “세상의 인심이 참 살얼음판이야. 눈 없으면 코 베어먹을 세상이지……. 이렇게 지악만 해 가다가는 끝판이 어찌 될는고……?” 이른 저녁 거무스름한 형상들이 지껄댄다. “끝판이? 끝도 나는 때가 있겠지……. 창이 나서 뚫어지거나 무슨 요정이 나겠지…….” “어, 저 장돌네 집에 불이 다 켜졌네그려, 인제 왔는가?” “일전에 왔다네……. 우선 그것만 보게. 그 이 주사란 작자가 제 일가붙이인들 대단히 알겠나? 얼마 동안 그 집에 가서 얻어먹고 있다가 필경에는 내밀려서 쫓겨 왔다네, 아무리 병신이요 홀로 된 제 일가 아낙네기로소니 그같이 모으기에만 악독한 놈이 돌아다보겠나?” - 책 .. 2021. 10. 30. ⌜낙동강⌟ ⌜낙동강⌟ 저자 : 조명희 방금 차에서 내린 일행은 배를 기다리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청년회원, 형평사원, 여성동맹원, 소작인조합, 사회운동단체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그들은 ㅇㅇ감옥의 미결수로 있다가 병이 위중한 까닭으로 보석 출옥하는 박성운이란 사람을 고대 차에서 받아서 인력거에 실어 가지고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다. “과연, 들리는 말과 같이 지독했구먼. 그같이 억대호 같던 사람이 저렇게 될 때야 여간 지독한 형벌을 하였겠니. 에라 이 몹쓸놈들.” 그의 말과 같이, 박성운은 과연 낙동강 어부의 손자요, 농부의 아들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고기잡이로 일생을 보내었었고 그의 아버지는 농사꾼으로 일생을 보내었었다. 자기네 무식이 한이 되어 그 아들이나 발전을 시켜 볼 양으로 그리하였던지, 남 하는.. 2021. 10. 30. ⌜구룡산⌟ ⌜구룡산⌟ 저자 : 허민 장자골에는 흉년도 자질다. 칡뿌리 죽실이 없어지면 솔잎을 후리고 송구도 베껴 먹는다. 신선의 음식이니 별천지 음식이니 하는 접장의 말은 기실 죽지 못해 하는 수작이다. 감자 톨이라도 있는 사람은 칠십 호 중에서도 대여섯 집밖에 없다 한다. 이러니 용쏘에 빠지고 덤에서 떨어진 귀신이 허다분하고 세간 다 팔고 만주나 북간도로 떠나는 사람도 있다. 할머니는 잠시 바깥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더니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아무렇거나 줄초상 나겠다. 난 꿈마다 피옷을 입으니 야야 너 보내놓고 그 억심 쓰는 건 어찌 다 말로 해. 그래도 자꾸 가거등 어이 할라고, 글씨 네 죽고 나면 이 살림 어이 할라고.” “어무이는 별생각 다 해서 목숨이 그리 쉬 끊어질까 배요. 몇 십 년 모질스런 살.. 2021. 10. 30.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