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aker20

⌜채전⌟ ⌜채전⌟ 저자 : 강경애 어렴풋이 잠이 들었던 수방이는 중얼중얼하는 소리에 가만히 정신을 차리고 귀를 기울인다. “…그러니까 일꾼을 줄여야 하지 않겠수?” “그게 뭐 걱정이 되어요? 배추밭 부침이나 해 놓고 나서 내보내지.” 이야기를 듣게 된 수방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이 이야기를 해야 좋은가 안 해야 되나?’ 맹 서방은 감자 담은 광주리와 참대 바구니를 어깨에 올려놓고 손에 들고 벌컥 일어난다. 그래서 왜죽왜죽 집으로 들어간다. 이것을 바라보는 수방이는 가벼운 감격이 사르르 올라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더구나 광주리 위로 수북이 담아 올라간 감자를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기뻤다. ‘저것을 내일 장에 갖다가 팔면 돈이 되지. 그 돈은 아부지가 가지구서 쌀두 사 오구 나무도 사 오지. 그리고 우.. 2021. 10. 30.
⌜강경애 산문 모음집⌟ ⌜강경애 산문 모음집⌟ 저자 : 강경애 •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 이역(異域)의 달밤 • 간도의 봄 • 나의 유년시절(幼年時節) • 내가 좋아하는 솔 • 여름밤 농촌의 풍경 점점(點點) • 간도 • 두만강 예찬 • 고향의 창공(蒼空) • 장혁주(張赫宙) 선생에게 • 어촌점묘(漁村點描) • 불타산 C군에게 • 기억에 남은 몽금포 • 원고 첫낭독 • 자서소전 • 봄을 맞는 우리집 창문 • 약수(藥水) 나는 언제나 글을 쓰게 되면 맨 먼저 남편에게 보입니다. 그는 한참이나 말없이 묵묵히 읽어 본 후에 나에게로 돌리며 다시 한번 크게 읽어보기를 청합니다. 나는 웬일인지 그 순간만은 가슴이 떨떨해지며 남편이 몹시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울울한 가슴으로 읽어 내려가다가는 남편이 어느 구에 불만을 품.. 2021. 10. 30.
⌜원고료 이백원⌟ ⌜원고료 이백원⌟ 저자 : 강경애 K야, 내가 요새 D신문에 장편소설을 연재하여 원고료로 이백여 원을 받은 것은 너도 잘 알지. 그것이 내 일생을 통하여 처음으로 많이 가져보는 돈이구나. 그러니 내 머리는 갑자기 활기를 얻어 온갖 공상을 다하게 되두구나. [판매처] 교보문고 | 알라딘 | 예스24 2021. 8. 20.
⌜산남⌟ ⌜산남⌟ 저자 : 강경애 ‘아직도 사나이는 허리에 바를 동인 채 돌팔매질을 하고 있을까?’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리면 문뜩 이렇게 생각되는 것이 나의 버릇이 되었다. 검실검실한 큰 눈에 올챙이같이 머리만 퍼진 코를 가진 사나이, 어찌 보면 소름이 끼치게 무섭던 사나이. 그날 그 사나이 아니었더면……. [판매처] 교보문고 | 알라딘 | 예스24 2021.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