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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권태⌟ 저자 : 이상 벽촌의 여름날은 지루해서 죽겠을 만큼 길다. 벌판은 어쩌자고 저렇게 초록색 하나로 돼먹었는지. 어제 보던 댑싸리 나무, 오늘도 보는 김 서방, 내일도 보아야 할 흰둥이 검둥이. 최 서방의 조카와 두는 장기에서 늘상 이기는 것조차 권태 아닐 수 없다. 참 싱거운 장난이다. [판매처] 교보문고 | 알라딘 | 예스24 2021. 8. 20.
⌜지팡이 역사⌟ ⌜지팡이 역사⌟ 저자 : 이상 어제 술을 마시고 어떻게 돌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상! 오정이 지났는데 무슨 잠이오, 어서 일어나요.” 주인아주머니의 듣기 싫은 목소리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그새 어디를 나갔다 돌아온 S와 함께 밥을 먹고 한 마장이 넘는 정거장까지 가서 한 지게에 5전씩이나 하는 냉수이지만 거저 주겠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놓고 벌덕벌떡 먹었습니다. 읍내에 들어간 주인 영감에게는 인사를 하지 못하고 집을 나와 기차를 타러 갑니다. ‘기차에 조심’이라는 간판을 읽으며 기차에서 보이는 쪽에는 ‘사람에 조심’이라고 쓰면 좋겠다고 할 만치 기관차는 귀엽고도 갸륵합니다. [판매처] 교보문고 | 알라딘 | 예스24 2021. 8. 20.
⌜호도⌟ ⌜호도⌟ 저자 : 백신애 “이년이 그래도 벼락을 맞지 않아서 근질근질하구나. 돈 오 전도 없어?” 남편은 오늘도 아내를 박차고 밟고 두들긴다. 그도 지쳤는지 이내 밖으로 휭 사라지자 죽은 것 같이 뻗고 있던 아내가 일어나 방 안의 흩어진 것들을 대충 정리한다. “암만 생각해도 할 수 없구나.” [판매처] 교보문고 | 알라딘 | 예스24 2021. 8. 20.
⌜정조원⌟ ⌜정조원⌟ 저자 : 백신애 이제 시계가 일곱 시 십 분을 가리키자 경순은 모든 것을 단념하고 산꼭대기를 내려섰다. 돌아가려 하니 더 무서워지는 것 같아 달음질을 치기 시작하였다. “잠깐 기다리세요, 경순 씨, 경순 씨.” 바로 뒤에서 나는 소리에 경순은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나예요, 나예요, 정신 차려요.” 부르르 떨며 벌떡 일어나 인섭의 가슴에 폭 안기듯 매달린다. 이어 둘은 마치 무엇에 튕긴 것 같이 따로따로 떨어져 섰다. “경순 씨, 이것이 우리의 맹세를 깨트린 것이 될까요?” [판매처] 교보문고 | 알라딘 | 예스24 2021.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