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희 단편집⌟
저자 : 조명희
“흉년은 벌써 판단된 흉년이지. 그러나 지금이라도 비만 온다면 아주 건질 수 없게 된 말라 죽은 것 외에는 다소간 깨어날 것도 있을 테니께. 그러한 것은 한 마지기에 단 벼 몇 말을 얻어 먹더라도…….”
고추상투를 하여 가지고 쥘부채를 왼손에 들고 슬쩍슬쩍 부치며 앉았던 반남아 늙은이의 참하게 대답하는 말이다.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벼 말박을 건질 사람은 몇 사람이나 되며 건진다 하더라도 며칠이나 먹게 될 테야 그게.”
여름에는 참외장수, 겨울에는 나무장수로 이름난 중년에 들어보이는 눈끔적이의 말이다.
“그리고 저러고 간에 필경에는 다 죽네 죽어.”
눈끔적이와 같은 낫살이 들어보이는 세곱해 상투쟁이의 하는 말이다.
“네기를 할……. 그럴 줄 알았더라면 매고 뜯지나 말 것을……. 공연히 없는 양식 없는 돈에 술 밥만 처들여 가며…….”
지금 앉아서 철늦게 부시를 쳐서 불을 붙인 부싯깃을 갖다가 대꼬바리에 박고는 뻑뻑 빨며 말대꾸하는 반남아 늙은이의 말이다.
“사람이 모두 굶어 죽어야 옳단 말인가? 품이라도 팔아 먹을 것이 있어야지.”
- ‘농촌 사람들’ 중에서
땅 속으로
R군에게
농촌 사람들
저기압
한여름 밤
낙동강
이쁜이와 용이
새 거지
[판매처]
사업자 정보 표시
토씨 | 이환복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 사업자 등록번호 : 127-55-00663 | TEL : 010-4250-4238 | Mail : tossibook@gmail.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21-용인수지-0652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 출판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이월 십이일⌟ (262) | 2022.09.05 |
---|---|
⌜허민 산문 모음집⌟ (281) | 2022.09.05 |
⌜백신애 단편집⌟ (261) | 2022.08.30 |
⌜강경애 단편집⌟ (260) | 2022.08.30 |
⌜EPUB 제작을 위한 HTML과 CSS⌟ (267) | 2022.06.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