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전1 ⌜채전⌟ ⌜채전⌟ 저자 : 강경애 어렴풋이 잠이 들었던 수방이는 중얼중얼하는 소리에 가만히 정신을 차리고 귀를 기울인다. “…그러니까 일꾼을 줄여야 하지 않겠수?” “그게 뭐 걱정이 되어요? 배추밭 부침이나 해 놓고 나서 내보내지.” 이야기를 듣게 된 수방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이 이야기를 해야 좋은가 안 해야 되나?’ 맹 서방은 감자 담은 광주리와 참대 바구니를 어깨에 올려놓고 손에 들고 벌컥 일어난다. 그래서 왜죽왜죽 집으로 들어간다. 이것을 바라보는 수방이는 가벼운 감격이 사르르 올라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더구나 광주리 위로 수북이 담아 올라간 감자를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기뻤다. ‘저것을 내일 장에 갖다가 팔면 돈이 되지. 그 돈은 아부지가 가지구서 쌀두 사 오구 나무도 사 오지. 그리고 우.. 2021. 10.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