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압1 ⌜저기압⌟ ⌜저기압⌟ 저자 : 조명희 권태롭다. 생활난, 직업난이라는 공포 속에서도 권태 또 권태다. 편집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휘 돌아본다. “에헤 이것 봐! 묵은 진열품들이 벌써 와서 쭉 늘어앉았네. 어제나, 오늘이나, 그저께나, 내일이나 멀미나게 언제나 한 모양으로……. 그런데 이 물건이 제일 꼴찌로 왔구나!” 간부통인 기자 하나가 앞으로 걸어오며 말한다. “오늘도 월급이 안 되겠다네!” 이 땅의 지식계급 ― 외지에 가서 공부깨나 하고 돌아왔다는 소위 총준 자제들 나갈 길은 없다. 의당히 하여야만 할 일은 할 용기도, 힘도 없다. 그것도 자유롭게 사지 하나 움직이기가 어려운 일이다. 그런 가운데 뱃속에서는 쪼로록 소리가 난다. 대가리를 동이고 이런 곳으로 디밀어 들어온다. 그러나 또한 신문사란 것도 자기네들 .. 2021. 10.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