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지1 ⌜새 거지⌟ ⌜새 거지⌟ 저자 : 조명희 꽃필 무렵이지만 바람은 제법 쌀쌀하다. 그 바람이 마을 장꾼들의 홑두루마기 자락 속까지 파고든다. “세상의 인심이 참 살얼음판이야. 눈 없으면 코 베어먹을 세상이지……. 이렇게 지악만 해 가다가는 끝판이 어찌 될는고……?” 이른 저녁 거무스름한 형상들이 지껄댄다. “끝판이? 끝도 나는 때가 있겠지……. 창이 나서 뚫어지거나 무슨 요정이 나겠지…….” “어, 저 장돌네 집에 불이 다 켜졌네그려, 인제 왔는가?” “일전에 왔다네……. 우선 그것만 보게. 그 이 주사란 작자가 제 일가붙이인들 대단히 알겠나? 얼마 동안 그 집에 가서 얻어먹고 있다가 필경에는 내밀려서 쫓겨 왔다네, 아무리 병신이요 홀로 된 제 일가 아낙네기로소니 그같이 모으기에만 악독한 놈이 돌아다보겠나?” - 책 .. 2021. 10.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