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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4

⌜허민 산문 모음집⌟ ⌜허민 산문 모음집⌟ 저자 : 허민 모자 쓴 이마에 땀이 어리우고 등 끝이 다근하여졌다. 눈이 부시다. 모든 것이 행맑다. 실버들 가지는 출렁거리고 처녀의 치맛단이 팔팔거린다. 오! 봄이다. 개고리야. 논 둔벙에 알을 쓸지 않으려느냐? 숲 속의 솔개야. 하늘에 무늬 놓은 구름을 너의 억센 날개로 쓰다듬지 않으려느냐? 옛날의 동무야. 단장 밑에서 각시풀을 뜯어 소꼽질하던 기억을 지금 어디서 하려느냐? 봄은 앞들 백양목과 대숲에다 회초리 하나와 마디 하나 더 늘여 주려 왔고 앞 산허리 공동묘지에 무덤을 여러 낱 보태러 왔다. 지금 온 봄인들 희열과 그 그늘인 애적(哀寂)을 함께 가져오지 안 했을 리 없다. 그리하야 희비가 담긴 그림책을 제공하는 것이다. - ‘돌아온 실춘보’ 중에서 - 나의 영록기 - 「구룡.. 2022. 9. 5.
⌜백신애 산문 모음집⌟ ⌜백신애 산문 모음집⌟ 저자 : 백신애 • 종달새 • 납량 이제 • 추성전문 • 제목 없는 이야기 • 백안 • 눈 오던 그날 밤 • 도취삼매 • 연당 • 무상의 악 • 슈크림 • 울음 • 철없는 사회자 • 자서소전 (自敍小傳) • 초화 • 자수 • 금잠 • 춘맹 • 녹음하 • 종달새 곡보 • 금계랍 (金鷄蠟) • 촌민들 • 사섭 • 정거장 4제 • 나의 시베리아방랑기 • 청도기행 나는 어렸을 때 ‘쟘’ 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개구쟁이 오빠는 언제나 “야 잠자리!” 하고 나를 불렀다. 호리호리한 폼에 눈만 몹시 컸기 때문에 불린 별명이었다. 나는 속이 상했지만 오빠한테 싸움을 걸 수도 없어서 혼자 구석에서 홀짝홀짝 울곤 했다. 울고 있으면 어머니는 또 울보라고 놀리셔서 점점 더 옥생각하.. 2021. 10. 30.
⌜강경애 산문 모음집⌟ ⌜강경애 산문 모음집⌟ 저자 : 강경애 •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 이역(異域)의 달밤 • 간도의 봄 • 나의 유년시절(幼年時節) • 내가 좋아하는 솔 • 여름밤 농촌의 풍경 점점(點點) • 간도 • 두만강 예찬 • 고향의 창공(蒼空) • 장혁주(張赫宙) 선생에게 • 어촌점묘(漁村點描) • 불타산 C군에게 • 기억에 남은 몽금포 • 원고 첫낭독 • 자서소전 • 봄을 맞는 우리집 창문 • 약수(藥水) 나는 언제나 글을 쓰게 되면 맨 먼저 남편에게 보입니다. 그는 한참이나 말없이 묵묵히 읽어 본 후에 나에게로 돌리며 다시 한번 크게 읽어보기를 청합니다. 나는 웬일인지 그 순간만은 가슴이 떨떨해지며 남편이 몹시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울울한 가슴으로 읽어 내려가다가는 남편이 어느 구에 불만을 품.. 2021. 10. 30.
⌜방정환 산문 모음집⌟ ⌜방정환 산문 모음집⌟ 저자 : 방정환 소파 방정환을 어린이 운동의 선구자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으면 사회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민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사회운동가, 지식인, 작가 그리고 인간 방정환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나아가 그 내용을 지금과 빗대어 보신다면 그 읽는 재미가 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웃음과 감동과 통찰을 함께 얻으시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조선의 많은 젊은 사람이 이혼을 바라면서 하지 못하고 징역 생활같이 차고 쓰라린 생활에 괴로워하는 것도 자기가 선택하지 아니한 배우자와 동거하기 시작한 까닭이 아니고 무엇이리이까. 기왕 결혼한 사람은 잘못된 까닭으로 괴로워하려니와 장차 결혼할 사람들은 이 괴로움은 피하여야 할 것이외다. “.. 2021.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