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산1 ⌜구룡산⌟ ⌜구룡산⌟ 저자 : 허민 장자골에는 흉년도 자질다. 칡뿌리 죽실이 없어지면 솔잎을 후리고 송구도 베껴 먹는다. 신선의 음식이니 별천지 음식이니 하는 접장의 말은 기실 죽지 못해 하는 수작이다. 감자 톨이라도 있는 사람은 칠십 호 중에서도 대여섯 집밖에 없다 한다. 이러니 용쏘에 빠지고 덤에서 떨어진 귀신이 허다분하고 세간 다 팔고 만주나 북간도로 떠나는 사람도 있다. 할머니는 잠시 바깥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더니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아무렇거나 줄초상 나겠다. 난 꿈마다 피옷을 입으니 야야 너 보내놓고 그 억심 쓰는 건 어찌 다 말로 해. 그래도 자꾸 가거등 어이 할라고, 글씨 네 죽고 나면 이 살림 어이 할라고.” “어무이는 별생각 다 해서 목숨이 그리 쉬 끊어질까 배요. 몇 십 년 모질스런 살.. 2021. 10.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