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촌⌟
저자 : 강경애
팔다리가 자유롭지 않은 칠성은 어려운 살림에 도움이 될까 하여 여기저기 구걸을 한다. 그러면서도 옆집 앞 못 보는 큰년에게 마음을 전할 방법을 찾고 있다. 한편 늘 자신에게 보채기만 하는 동생들의 몰골은 꼴도 보기 싫다.
“글쎄 살지도 못할 것이 왜 태어나서 어미만 죽을 경을 치게 하겄니. 이제 가보니 큰년네 아기는 죽었더구나. 잘 되기는 했더라만…… 에그 불쌍하지. 얼마나 밭고랑을 타고 헤매이었는지, 아기 머리는 고냥 흙투성이라더구나. 그게 살면 또 병신이나 되지 뭘 하겄니. 눈에 귀에 흙이 잔뜩 들었더라니. 아이구 죽기를 잘했지, 잘했지!?”
어머니는 흥분이 되어 이렇게 중얼거린다. 칠성이도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자신도 어려서 죽었더라면 이 모양은 되지 않았을 것을 하였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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