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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by Tossibook 2023. 4. 28.

 

세 자매

저자 : 주영선

 

상처 입은 손들이 서로를 맞잡을 때,
시듦 위로 잊었던 이름들이 피어나다
주영선의 소설집 《세 자매》가 지닌 가장 커다란 미덕은 인물 간의 대립과 갈등의 순간을 전시하고 마침내 우리가 다시 각자로 변모하는 지점을 조명하는 것을 넘어, 다시 서로에게 서로를 포개는 움직임까지 기어코 담아내고야 만다는 점이다. 주영선은 만개한 순간만을 즐기다 꽃이 질 때, 고개를 돌려버리는 사람의 태도와는 정반대로 꽃이 지고 나서야 역설적으로 맥박을 되찾는 관계의 발원을 되짚는다. 그리고 이러한 관찰의 산물은 어쩌면 다른 어떤 일보다 어려운 일, 즉 놓았던 손을 다시 잡고자 하는 결심 위에 꽃봉오리를 틔운다. 당연하게도 놓았던 손을 다시 잡는 일에는 처음 손을 잡는 것 이상의 결심이 필요하다. 그것은 손을 놓았던 순간의 자신을 반성해야 하는 일이고, 달라진 체온의 낯섦을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영선의 소설은 애써 잃어버렸거나 힘겹게 놓쳤던 관계의 손끝을 동그랗게 부여잡는 행동에 연루되어 있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백기를 들고 달아났으나 다시 엄마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정아’나 다시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자 하는 ‘수아’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남몰래 내다 버리고 싶은’ 가족이란 관계를 자신의 본적(本籍)으로 인정하고, 남루해진 관계의 먼지를 털어내는 과정을 발견해 낸다. 그리고 주영선이 소묘해 낸, 가족이란 두 음절로 당연하게 덮을 수 없는 울퉁불퉁한 단면을 만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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