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저자 : 강경애
‘대체 이 산골로 뭘 하러 들어올까, 왜 그리 보득일 재워 눕히라 성화였나, 이리 멀리 올 줄을 짐작했다면 꼭 업고 올 것을. 또 한 번 물어봐.’
잠깐 다녀올 데가 있다는 남편을 따라 나섰지만 왠지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날 죽이고 그가 죽으려고 이리 오나.’
소름이 오싹 끼친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잡는다.
‘저기 누구를 찾아가는 게지. 그래서 쌀 말이나 얻어 오려고 날 데리고 오는 게지.’
한참 후에 이리 오는 신발소리가 있으므로 달려나왔다.
“보득이가 깨었어요.”
목이 메어 중얼거리고 보니 뜻밖에 중국인만이 아니냐. 겁결에 발을 세우고,
“여보!”
진서방 뒤를 살피니 있으려니 한 남편은 없고 어둠이 충충할 뿐이다. 머리끝이 쭈뼛해진다. 단박에 진서방은 그의 손을 덥석 쥐고,
“변서방 말야, 그 사람 집에 갔어.”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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