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제⌟
저자 : 강경애
아버지 죽음의 원인이었을지도 모를 지주의 집에서 여종 노릇을 할 수밖에 없는 선비. 지주를 향한 반항으로 농사조차 못 짓게 되어 결국 도시로 떠나게 되는 첫째.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뛰어든 지식인 신철. 떠밀리듯 세상과 맞닥뜨리는 그들을 통해 삶의 밑바닥에서 생존권조차 누릴 수 없었던 사람들의 참담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선비야, 너 아까 감독이 한 말을 다 곧이들었니?”
그는 이 경우에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그건 왜 물어? 갑자기.”
“아니 글쎄…… 감독의 한 말이 참말일까?”
“난 몰라, 그런 것…….”
“선비야! 그런 것을 몰라서는 안 된다. 저 봐라, 지금 야근까지 시키면서도 우리들에게 안남미 밥만 먹이고, 저금이니 저축이니 하는 그럴듯한 수작을 하야 우리들을 속여서 돈 한 푼 우리 손에 쥐어 보지 못하게 하고 죽도록 우리들을 일만 시키자는 것이란다. 여공의 장래를 잘 지도하기 위하야 외출을 불허한다는 둥, 일용품을 공장에서 저가로 배급한다는 둥, 전혀 자기들의 이익을 표준으로 하고 세운 규칙이란다. 원유회를 한다느니, 야학을 한다느니, 또 몸을 튼튼케 하기 위하야 운동을 시킨다는 것도, 그 이상 무엇을 더 빼앗기 위하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작이란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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