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딸⌟
저자 : 강경애
옥은 남편이 자신에게 정이 없음을 알게 되어 괴롭다. 자신을 데려다 소중히 키워주신 시어머니의 유언이 마음에 걸린다.
“봉준을 잘 길러라. 둘이서 싸우지 말고 잘살아야 한다. 옥아!”
하지만 그가 그렇다니 하는 수야 있나! 문득 떠오른 어머님의 말을 되뇌이며 눈물을 글썽인다.
“믿지 마라! 남자를 믿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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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는 입을 꼭 다물고 책상 위를 보았다. 봉준이는 옥을 뚫어져라 하고 보더니,
“여보, 당신 마음이 요즈음 달라진 것 같구려.”
“네? 달라졌다고요? 어떤 점으로 보아 하는 말씀이니까?”
“어떤 점으로 보다니?”
그의 눈은 분함과 노여움으로 뒤집혔다.
“물론 당신의 자유를 누가 말릴 수는 없지만 너무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함인지 옥이는 번연히 알았다. 하여 그는 그의 뒤집힌 눈을 피하려고도 하지 않고 맞 쏘아보았다.
“네, 나도 이제부터는 나로서의 삶을 계속하여 보렵니다. 그러니까 과거와는 달라진 삶이겠지요!”
봉준이는 그의 어딘가 모르게 굳세게 나가는 말에 다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그에 대한 애착심은 점점 더하여지는 것이었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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